“살 좀 빼야 예쁘지”, “그 옷은 네 몸매엔 안 어울려”, “그 얼굴에 살만 좀 빠지면 완벽할 텐데”.
이런 말들,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는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또 누군가는 그 말을 듣고 매 끼니를 거르고, 체중계 숫자에 울고 웃으며, 거울 앞에서 자신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렇게 섭식장애는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듭니다.
섭식장애란 무엇인가요?
섭식장애(Eating Disorders)는 식사 행동에 심각한 이상이 생겨 신체적·심리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가장 잘 알려진 종류로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가 있습니다.
- 신경성 식욕부진증: 음식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며 체중 증가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을 가짐
- 신경성 폭식증: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음식을 먹고, 그 이후 구토, 약물, 운동 등으로 보상 행동을 반복
- 폭식장애: 폭식 행동이 있으나 보상 행동은 하지 않음. 이로 인해 죄책감과 우울감이 뒤따름
섭식장애의 원인은 단순히 '다이어트'가 아닙니다
섭식장애는 단순히 체중 문제나 외모 콤플렉스에서만 비롯되지는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깊이 관여합니다:
- 자존감 문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식습관에 영향을 줌
- 사회적 압력: 미디어와 SNS에서 강조하는 '마른 몸매=성공' 이미지
- 통제감 결핍: 삶에서 느끼는 통제력 상실을 음식 조절로 대신
- 우울증, 불안 장애와의 공존
우리 아이도 섭식장애일까? 청소년기 위험 신호
특히 10대 청소년은 섭식장애에 취약합니다. 다음과 같은 행동이 보인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식사 후 곧바로 화장실에 가려는 습관
- 체중에 집착하거나 숫자를 자주 확인
- 거울을 보며 “뚱뚱하다”, “못생겼다”는 말을 반복
- 몰래 음식을 숨기거나, 야식 습관이 심한 경우
플랫폼 사회, 비교는 쉽게 자란다
요즘 청소년과 청년들은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속 ‘완벽한 몸매’에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AI 기술로 얼굴을 바꾸고, 다리를 늘리고, 뱃살을 없애는 일은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짜 현실에 자신을 계속 비교하다 보면 결국 남는 건 낮은 자존감과 왜곡된 자기 이미지입니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질까요?
섭식장애 치료는 단순한 ‘식사 조절’이 아니라 전인적인 회복을 위한 여정입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이 병행됩니다:
-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CBT)나 가족치료가 효과적
- 약물치료: 우울증, 불안 장애와 병행되는 경우 항우울제 처방
- 영양 상담: 건강한 식사 습관을 다시 형성하는 훈련
- 가족의 지지: 꾸준한 공감과 격려가 회복의 핵심
나를 사랑하는 연습, 지금부터
섭식장애는 단지 음식에 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외모에 대한 사회의 기대를 거절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일. 그것이 어쩌면 가장 건강한 ‘다이어트’인지도 모릅니다.
마른 게 예쁜 걸까요? 아니요, 건강한 내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혹시 당신도 음식과 몸, 그리고 감정 사이에서 매일 전쟁 중이라면,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나는 나답게 살아도 괜찮아. 나를 위해 먹고, 나를 위해 살아갈 거야."